어두운 조명아래, 책상 하나. 그리고 가면을 쓴 채 앉아있는 사람 셋. 서로 균형을 맞추고 앉아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들은 '가면들'이다.마치 다른 공간에 있는듯 다른 제스쳐를 취하며 시작되는 그들의 말엔 두서도 맥락도 없다. 그때, 그들이 앉은 책상중앙에 노란색 바나나가 툭하고 떨어진다. 그 바나나에 시선이 고정되는 셋. 그들에게 먹잇감이 생긴것이다. 그들의 대화의 맥락이 모두 그 바나나로 채워진다.""바나나는 원래 보라색 아닌가?""""맞아, 내가 봤어 보라색 바나나 열리는거""노란색 바나나가 한 가면의 손에서 모두 보라색이 될 때까지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 그들에 의해 순식간에 보라색이 되어 버린 바나나. 가면이 만족스럽다는 듯 보라색이 된 바나나를 책상중앙으로 던진다.‘역시 바나나는 보라색이지’가면의 말을 끝으로, 가면들은 바나나에서 시선을 거두고 두서없는 대화를 시작한다. 이번엔 그들중 하나와 비슷하게 생긴 가면이 책상중앙에 떨어진다. 한 가면에게 쏠리는 시선. 이 가면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