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얼음왕국의 마지막 사냥꾼
여름에 해가 지지 않고, 겨울에 해가 뜨지 않는 곳, 북극신비로운 미지의 동물과 황홀한 오로라가 펼쳐지는 곳, 북극그런데 지금, 북극이 녹아내리고 있다.MBC 창사 47주년 특별기획 ‘북극의 눈물’은 ‘세계 극지의 해’를맞아 벼랑 끝으로 몰려가고 있는 북극을 찾아 광대한 자연과 그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원주민인 ‘이누이트(Innuit)’의 삶을 취재함으로써, 자연의 법칙을 인류가 운영하면서 어느 순간 지구가 치명적인 한계를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북극지역의 자연 동물 인간 모두가 본래의 형태에서 얼마나 멀어지고 있는지를 들려주고자 한다.온난화의 징후가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는 지금, 인류는 그리고 한국인들은자신의 바로 앞까지 와 있는 대재앙의 경고를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1부 얼음왕국의 마지막 사냥꾼■ 얼음바다를 누비는 북극해의 유니콘, 일각고래5월, 길고 짙은 어둠이 물러가고 얼음바다 위로 백야가 기지개를 켜면 북극의 봄이시작된다. 서서히 갈라지는 해빙을 따라 헤엄쳐 온 일각고래들이 비로소 얼음 가장자리 주변에 모습을 나타낸다. 북극해에서도 북위 70도 위쪽의 추운 바다에만 서식하는 일각고래는 생태의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인 신비의 해양포유동물이다.일각고래의 기묘한 뿔은 사실 윗입술을 뚫고 비틀어져 자란 세계에서 가장 큰 이빨이다. 다 자라면 그 길이가 약 1~3m가 되며 이러한 이빨을 가진 일각고래의 대부분은 수컷이다. 긴 이빨은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하며 호감을 얻고자 할 때 사용된다.제작진은 캐나다 배핀 섬 상단에 위치한 북위 72도의 마을 폰드 인렛(Pond Inlet)의인근 해빙 위에 캠프를 마련하여 일각고래의 수중 생태와 수컷 고래들이 수면 위로이빨을 높이 치켜들며 크기를 견주는 모습 등의 진귀한 풍경을 화면에 담았다.■ 최후의 기록이 될지 모르는 이누이트의 전통 고래사냥 여정 밀착 취재!사람이 살고 있는 최북단 마을 까낙. 썰매 끄는 개들의 숨소리와 함께 이곳의 얼음평원도 분주해졌다. 얼음 위에서 살아가는 북극의 이누이트에게는 봄이 되어 열리기시작한 바닷길을 따라 동물들이 찾아오는 이때가 사냥하기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얼음이 갈라진 틈에 카약을 띄우고 숨을 쉬러 수면으로 올라온 일각고래에 작살을던져 사냥하는 것은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이누이트의 전통이자 한결같은 소망이다.잡은 고래는 재빨리 해체하고 신선한 ‘마탁(muktuk-고래 가죽 고기)’부터 한 입 베어 먹는다. 이누이트가 지나간 자리에는 동물의 뼈 말고는 남는 것이 없다.하지만 얼음이 녹는 시기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지면서 해마다 사냥도 어려워지고 있다. 생물이 살아가기 혹독한 환경에서 북극해의 해빙 주기에 궤적을 같이 해온 이누이트의 삶이 흔들리는 현장을 밀착 취재하였다.■ 사냥터를 잃어버린 북극의 제왕, 북극곰북극곰은 현지에서 ‘얼음곰’으로 불린다. 그만큼 생존에 얼음이 필수적이다. 먹이 사냥, 장거리 이동, 짝짓기, 번식 모두 얼음 위에서 이루어진다. 북극곰은 봄철 해빙이녹기 전 얼음에 구멍을 뚫고 숨 쉬러 올라오는 바다표범을 집중적으로 잡아먹어 몸집을 평소의 2~4배까지 불려야만 한다. 얼음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 바다표범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 굶어야 하기 때문이다. 북극곰 1마리는 한 해 45마리의 바다표범을 잡아먹어야 생존할 수 있다. 해빙이 일찍 녹고 늦게 언다는 것은 북극곰이 바다표범을 잡아먹고 지방을 축적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북극곰인터내셔널은 현재의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2050년께 북극해 최남단 구역인 허드슨 만의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라는 전망을 이미 내놓았다. 제작진은 바다표범 사냥을 나선 북극곰을 따라가며 생태를 기록하였다. 현지인들도 본 적이 없다는 빙산에 기어오르고 내리는 북극곰의 모습도 최초 공개한다. 본래 먹이를 공유하는 법이 없는 북극곰이, 얼음이 빨리 녹아 사냥이 힘들어지자 먹이를 뺏기 위해 다투는 모습도 포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