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지망생 헤더는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자서전을 써 줄 사람을 구한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다. 슬로바키아 태생 유대인 랄리는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무렵, 기술을 가르쳐 준다는 말에 속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다. 인간이 파리처럼 죽어 나가는 수용소의 현실에 절망하는 랄리. 지옥 같은 환경 속에서도 존엄성을 지키려고 애쓰던 랄리는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문신가가 되기로 한다.

친위대 장교 바레츠키 덕에 운명의 여인 기타와 재회한 랄리. 현실은 여전히 절망적이지만, 여자 수용소에서 우연히 알게 된 기타를 볼 수 있다는 기대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하지만 기타의 존재를 아는 바레츠키가 어떤 해코지를 할지 모르는 상황.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바레츠키의 비위를 맞추던 랄리는 어느 특별한 날, 예상치 못한 일을 겪게 된다.

기타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된 랄리는 약을 구하려 애쓰지만, 사정이 여의찮다. 사랑하는 사람을 영영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히는 랄리. 병원에서 일할 기회가 생기자, 약을 구할 수 있겠다 싶어 기대에 부푼다. 하지만 그 병원은 군의관 슈만이 아우슈비츠의 수감자를 상대로 비인간적인 실험을 하는 곳이었고, 슈만은 랄리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금지 물품을 반입한 사실이 들통나 곤경에 처한 랄리. 동료 수감자에게 무지막지하게 구타당하면서도 기타의 이름만은 발설하지 않고 버틴다. 한편, 기타는 랄리가 며칠째 안 보이자 불안감에 휩싸이고, 설상가상으로 부모님이 잡혀갔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하지만 절망에 빠져 삶을 포기할 즈음, 뜻밖의 인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함께 지내던 집시들이 무참히 살해당한 뒤 슬픔에 잠긴 랄리. 기타는 이런 곳에도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자며 다독인다. 연인의 위로에 힘을 낸 랄리는 탈출했던 동료가 발각되지 않도록 돕고, 기타도 임신한 동료가 무사히 출산하도록 힘을 보탠다. 종전이 다가오자, 나치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황급히 폐쇄하고 남녀 수감자를 각기 다른 수용소로 이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