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엉뚱하지만 속이 깊은 아이 금순(한혜진)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에게 버림받아 할머니(윤여정) 밑에서 자란다. 금순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미용시험을 치지만 언제나 떨어지고 만 다. 심란한 마음에 금순은 숙모(양희경)가 운영하는 하숙집으로 놀 러간다. 좋아하는 오빠 정완(김남길)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순은 정완의 부탁으로 정완대신 시골에서 올라온 정완모 정심 (김자옥)을 하숙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터미널로 나간다. 아들대신 자신을 마중나온 금순을 본 정완모는 금순의 차림새를 아래위로 훑어본다.
자신의 몸 상태가 의심스러웠던 금순은 마스크를 하고 약국으로 들어간다. 금순은 어렵게 임신 테스트 약을 구입한다. 자신의 임 신 사실을 알고 얼이 빠져있던 금순은 숙모(양희경)와 할머니(윤 여정)에게 바로 들키고 만다. 서울로 올라가기 전, 정심(김자옥)은 정완(김남길)과 작별인사를 하며 금순과 아무 사이 아니냐고 묻는다. 정완은 얼버무리며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거짓말한다.
금순 뱃속의 아이의 아빠가 정완(김남길)인 것을 알게 된 할머니 는 길길이 날뛰며 정완을 찾아가려 한다. 금순은 필사적으로 할머 니를 막는다. 정완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던 할머니는 단호하게 정 완을 데려오라고 말한다. 고민하던 금순은 어렵게 정완의 학교 강의실로 찾아간다.
한편 서울의 정심(김자옥)은 밤새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정신이 없 다. 금순과 정완은 임신으로 인해 터진 사태에 놀란 마음을 껴안 고 한바탕 울음을 터뜨린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란히 앉아있던 정완은 금순에게 애도 낳고 결혼도 하자며 프로포즈를 한다. 금순은 버스에서 일생 일대의 프로포즈를 받는 경우가 어딨냐며 볼멘소리를 한다.
할머니는 금순의 배가 불러오기 전에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시키고 자 정완의 집으로 올라가겠다고 나선다. 금순이 열심으로 말려보 지만 할머니는 완강하고, 정완은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한다. 계속해서 꿈자리가 뒤숭숭했던 정심(김자옥)은 정완에게 묻지만, 정완은 금순과의 일을 말하지 못한다.
정완네 가족을 만나고 돌아가는 금순과 할머니의 마음은 무겁다. 집으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 금순은 정완이 무릎 꿇은 채 고개를 숙 이고 자신을 외면했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한편 숙모 는 금순의 일이 궁금해서 금아를 이끌고 할머니를 찾아온다. 노소장(박인환)은 철떡 같이 믿었던 막내아들 정완의 뜻밖의 일에 기가 막혀 어쩔줄 몰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