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주의 명문세가, 강남 최고의 장서를 자랑하는 선씨 집안의 셋째 며느리가 야반도주하려다 들켜 우물에 투신해 자결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의 뒤를 이어 심벽운이라는 묘령의 여인이, 셋째 아들의 재취 자리로 들어오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혼례를 치르게 된다. 하지만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던 그녀는 신혼 첫날밤, 남편에게 이혼하자는 요구를 받고, 이를 거절한다. 과연 심벽운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혼서를 써주어도 심벽운이 떠나지 않자, 선효숙은 동생 효계에게 그녀를 몰래 데리고 도망갈 것을 권유한다. 심벽운이 전처와 같은 신세가 되길 원치 않던 선효숙은 결국은 목을 매 자결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뜻을 전하고, 심벽운은 하루아침에 과부의 신세가 된다. 선효숙의 장례가 끝나고 선씨 일가는 벽운을 앉혀놓고 남편의 죽음에 대해 그녀를 심문하기 시작하는데...
가족 재판을 통해, 선택은은 심벽운을 아들을 죽인 죄목으로 산 채로 연못에 집어넣는 형벌에 처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죽음을 눈앞에 둔 절체절명의 순간, 넷째 아들 선효계의 재치로 심벽운은 목숨을 건지고, 받았던 혼수를 모두 반납하고 평생 수절하기로 약속한다. 심벽운의 처지를 불쌍하게 여긴 효계와 막내딸 민월은 한밤중에 그녀를 몰래 찾아가, 도망갈 것을 권유하는데...
선씨 가문의 둘째 아들인 선효중이 들어온 순간, 심벽운은 효계와 마치 불륜을 저지른 듯 한 장면을 연출한다. 두 사람 사이를 의심한 가족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목적을 가지고 두 사람을 억지로 혼인시킨다. 가문 최대의 행사인 열서회를 앞두고, 가문의 주인인 선효은은 아무도 참가를 원하는 문인이 나타나지 않자 크게 낙심하는데...
매년 열리는 선씨 가문의 열서회에 당대 최고의 지식인 청년인 오시가 참석하고, 묘한 매력을 지닌 심벽운과 만나게 된다. 오시의 환영회에 초대된 심벽운의 부친은 독을 탄 술을 마시고 즉사하는 비운을 맞게 되고, 누구의 소행인지는 미궁에 빠진다. 심택은은 가문의 체면과 진범을 찾기 위해, 사건을 독살이 아닌 자연사로 덮으려고 하고, 이에 분노한 심벽운은 이에 항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데...
심벽운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고 가 선씨 가문의 도움 없이 홀로 장례를 치르고,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오시가 그녀를 찾아간다. 오시는 심벽운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서각에서 책 한 권을 몰래 빼내고, 마침 그 옆에 있던 하인 아동이 이를 목격한다. 고인의 출상일, 선효계는 식구들의 저지로 심벽운을 찾아가지 못하자 내리는 비를 맞으며 애통해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