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미인간

네팔의 절벽 끝에서 생산된 천연 벌꿀부터 이스탄불의 요리사가 정성껏 만들어낸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양저우 서우시 호숫가의 찻집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천층 기름떡과 쓰촨 칭청산의 전혀 다른 성질의 돼지기름과 설탕을 섞어 만든 달달한 톈사오바이 달콤한 디저트는 시공간을 초월해 사람들의 혀를 간지럽게 한다.

무궁무진한 맛을 선사해 주는 게는 종류만 천 가지가 넘는다. 북극의 차가운 바다에서 온 살이 가득 찬 킹크랩을 불에 구우면 뽀얗게 변하면서 향은 더 진해지고 맛은 더 달콤해진다. 베니스와 미국 체서피크 만의 게 요리 방식과 중국인이 즐겨 먹는 훌륭한 게살 죽을 소개한다.

평범한 반찬이든 조미료든 우리가 먹는 하루 세 끼 식사는 소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히말라야의 티베트인들은 축제할 때 야크로 만든 ‘육장’을 즐겨 먹으며, 중국의 허난 사람들은 참깨 소스의 향긋한 맛을 느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랜다.

일찍부터 자투리 재료로 여겨졌던 내장은 가난한 이들이 배를 불리기 위해 요리에 넣어 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장 고유의 특이한 맛은 전 세계 미식 문화의 새로운 맛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삼림이든, 번화한 도시든 드넓은 초원이든 작은 마을이든 어딜 가나 내장을 사랑하는 추종자들이 있다.

누구나 즐겨 먹는 닭고기는 사육 주기가 짧아 가장 경제적인 단백질 공급원으로 꼽힌다. 차가운 설원의 동북 지방부터 무더운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닭고기는 이미 세계 음식 중 가장 보편적인 '공통어'가 되었다. 중국에서는 연회를 열 때 메인으로 닭고기를 올리는데 그 이유는 비싸지도 않고 형식을 살리는 데 닭고기만 한 게 없기 때문이다.

세상의 수많은 먹거리 중, 알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생명의 최초 형태로서 연약하나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알은 요리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말린 청어알, 오징어 알, 새우 알, 달걀, 오리 알등은 먼바다부터 열대 지방에 이르기까지 식탁의 기적이 되어 최고의 맛을 선사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