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서울 통의동. 5대째 한의원을 해오고 있는 봉한의원의 원장 봉무룡은 20년 만에 얻은 딸이 몸이 약해 죽음의 문턱에 이르자 참담해하고, 봉무룡의 어머니 조씨는 무당 생화의 비책으로 액막이 아기를 구하기로 한다. 한편, 봉한의원에서 영업일을 하던 사기진은 대구로 출장을 갔다가 심마니 봉출의 아내 막례를 만나 하룻밤을 보내고, 막례는 그렇게 출산한 아기를 다짜고짜 사기진 앞에 안고 오는데…
전쟁통에 봉무룡과 헤어져 조씨와 함께 아기 둘을 데리고 피난길에 올랐던 사기진은 숙환으로 조씨가 죽은 뒤 전쟁이 끝나자 봉한의원으로 돌아오지만, 고심 끝에 봉무룡과 자신의 딸을 뒤바꾸어 데려가는데…
봉출은 자신이 오백년 된 산삼을 캔 것을 위안 삼아 막례의 아이 삼생을 키우기로 마음먹는다. 막례는 봉출의 말에 기뻐서 잔칫상을 마련하지만 삼생에겐 밥을 주지 않고 홀대하는데…
배고픔에 못 이겨 봉출의 산삼을 먹어버린 삼생은 온갖 구박을 받으며 막례의 손에서 자라나 열두 살이 된다. 시장통에 약초를 캐다 팔며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삼생은 자신과 번번이 똑같은 약초를 내다 파는 동우와 신경전을 벌이게 되는데…
동우를 눈여겨보던 사기진은 동우에게 서울로 같이 가서 일을 하자고 권하고 삼생은 동우가 떠난다고 하자 시원섭섭함을 느낀다. 한편 봉무룡의 딸 금옥은 한집에 사는 사기진을 몹시 불편해하고 사기진은 실은 자신의 딸인 금옥의 행동이 못내 섭섭하기만 한데…
차라리 집을 떠나 잘 살길 바라는 봉출의 뜻으로 서울로 식모살이를 떠난 삼생은 너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고 난감해한다. 삼생과 헤어져 사기진의 주선으로 봉제약에서 약을 팔기로 하고 서울에 올라온 동우는 우선 배달 일을 하며 일을 배우라는 사기진의 말에 실망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