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에피소드 5: 2003년 2월 10일 (월) / 제 5 회 ▶ 엇갈린 모녀의 운명 *어머니와 딸, 사건의 진범은 누구인가? 1996년 X월 한밤중. 40대남자가 응급실에 실려와 한시간만에 숨진 다. 그날 새벽, 경찰은 한 여인으로부터 자수전화를 받는다. 다름 아닌 죽은 송영국(가명)과 5년간 부부로 살아온 동거녀 차인숙(가 명)이었다. 그녀는 상습폭력을 휘둘러온 남편 송영국이 사건당일 밤 칼을 꺼내 가족들을 위협하는 것에 놀라 얼떨결에 그 칼을 빼앗 아 왼쪽가슴을 찌른 것이라고 진술한다. 검찰은 폭력남편의 횡포 에 시달려온 아내가 살인을 저지른 전형적인 가정폭력사건으로 인 지하고, 차인숙을 긴급수감한다. 한편 그무렵, 차인숙의 어머니인 칠순의 노모 박순길(가명)이 시내의 한 상담소에 나타나 놀라운 제 보를 한다. 딸이 늙은 어미를 대신해 거짓자백을 하고 감옥에 간 것이며, 사건의 진범은 딸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이 에 딸은 완강하게 자신의 범행임을 거듭 주장하고 나선다....과연 사건의 진범은 딸인가? 어머니인가? *뒤바뀐 진범, 살인죄인가? 상해치사죄인가? 변호사의 끊질긴 추궁과 설득 끝에 결국 차인숙은 통곡하며 사건 의 진범이 어머니임을 실토한다. 딸의 불행을 보다못한 장모가 사위를 죽인 이 사건은 그 즉시 언론 에 대서특필되었고, 세인들은 모녀의 엇갈린 운명에 동정과 연민 을 보낸다. 또한 여론 일각에서는 심각한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극 한상황을 피하기위해 일으킨 불가항력적인 사고로서 무죄석방을 해야한다는 요구가 대두된다. 예상치못한 뜨거운 여론에 주춤한 것은 검찰이었다. 살인죄로 기소하려던 당초의 취지가 상당한 압박에 직면한 것이다. 고민에 빠진 검찰의 최종결정은 상해치사 죄. 숨진 송영국(가명)이 사건의 피해자이나 가정폭력의 가해자였 음을 참착한, 당시로선 의외의 결정이었다. 가정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저지른 살해행위... 법의 심 판은 세인의 관심속에 재판이 시작되자, 여론에 밀렸던 검찰은 강한 공 세를 펼치기 시작한다. 피고인 박순길(가명)이 몸싸움을 벌이던 방 에서 벗어나 부엌에서 직접 칼을 들고 와 만취상태의 송영국을 찌 른 것은 우발적이 아닌 의도적인 살해행위로 봐야한다는 주장이었 다. 정황을 토대로 살해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검찰의 공격에 맞 서, 변호인측은 피고인의 범행동기를 집중 부각시키는 것으로 변 론의 가닥을 잡는다. 이를 위해 딸 차인숙(가명)이 어머니를 위해 증언대에 오른다. 그녀는 의처증으로 폭력을 휘둘러온 첫남편과 의 악몽같았던 세월과, 이후 송영국을 만나 또다시 구타와 행패를 당해온 모녀의 불행한 과거를 눈물속에 증언한다. 가정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저지른 범행은 ‘정 당방위적 살인’으로 봐야한다는 변호인측 무죄항변! 가정폭력의 1 차적 피해자인 아내가 아니라 간접피해자인 장모가 저지른 사건으 로 정황상으로도 의도성이 옅보이므로 당연히 유죄 처벌해야한다 는 검찰측 공격으로 법적 공방이 치열해져가는 가운데...변호인측 은 최후의 증인으로 죽은 송영국의 아들을 증언석에 불러낸다. 피 고인을 위해 증언대에 선 피해자의 아들...그는 과연 어떤 증언을 할 것인가? 그리고 법은 피고인에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 이번주 실화극장[죄와 벌]에서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살인까지 저 질러야만 했던 피고인 박순길(가명)의 재판과정을 재연, 그 법적 공방을 통해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