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에피소드 5: 굴하지 않는 생명력의 땅 - 경북 울진 산림이 울창하고 진귀한 특산품이 많아 예부터 '보배로운 고장'이라 불리운 울진(蔚 珍). 하지만 사람들은 울진을 험준한 산맥과 거친 바다에 가로막힌 오지라 말한다. 아름 답지만 험한 자연 환경에 굴하지 않고,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가는 울진 사람들을 만나본다. 후포항에 첫 대게 드는 날! 전국 대게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울진. 12월 대게잡이가 시작되면 후포항은 그야 말로 ‘게판’이다. 몸집이 크고 황금빛을 띄는 박달대게는 울진의 보물 중의 보물! 좋 은 값에 대게를 사기 위한 후포항의 경매는 조금 낯설다. 조개같은 손칠판이 열리고 닫히길 반복한 끝에 후포항을 가득 메웠던 대게는 전국 각지로 흩어진다. 대게마을 거일리의 호사스러운 보릿고개 음식 평해읍 거일리는 울진 대게 최대 서식지 왕돌초 근처에 있어, 동력선이 등장하기 전 까지 대게를 잡던 항구 마을이다. 거친 바다를 뚫고 대게를 잡아 보릿고개를 넘었던 거일리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대게 요리법이 있다고 하는데. 배고픈 시절 대게가 살 린 마을 - 거일리로 떠나본다. 산과 바다, 경상도와 강원도 - 경계 없는 울진 오일장 매월 2, 7 로 끝나는 날, 동해와 태백산맥의 온갖 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장이 열린 다. 울진장의 겨울 대표 산물인 대게가 솥에 올라가고, 할머니들의 대야에는 손수 말린 나물들이 즐비하다. 강원도와 경상도 사투리가 한데 섞이고 북적북적한 시장 한 켠-. '새마을 레스토랑'에는 4명의 주인장이 국수를 만다. 같은 자리, 같은 메뉴 를 팔면서 입씨름 한번 할 법 하지만, 할머니들에겐 어디 앉든 다 '우리 시장 손 님'일 뿐이다. "나한테는 삼베가 남편이고 친구지!" 울진읍 정림리 전봉희 할머니는 겨울에도 쉴 틈이 없다. 100년도 넘은 기구를 가지 고 겨우내 삼베를 짜야하기 때문이다. 시집 온지 3년 만에 남편을 잃은 할머니는 평 생을 함께한 삼베가 남편이자 친구라고 소개한다. 그 터널 같은 세월을 겪어왔건만 전봉희 할머니는 남들 앞에서 눈물 한 번 흘린 적이 없단다. 이제 손수 짠 삼베로 수 의를 만들어 그 누군가의 마지막 인생길을 준비하는 전 할머니. 할머니의 사그러들 지 않는 웃음과 힘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동해의 차마고도 - 십이령길을 지키는 마지막 주모 이야기 울진의 보부상들은 태백산맥의 열 두 고개를 넘어 봉화와 영주 등 내륙을 오갔다. 보 부상들이 다녔던 열 두 고갯길이라 붙여진 ‘십이령길’. 봉화 춘양장의 곡식과 나무는 울진장의 미역과 소금, 생선으로 바뀌어 십이령길을 오갔다. 100년 넘은 금강송이 빼 곡한 길의 끝자락, 아흔을 바라보는 십이령길의 마지막 주모가 남아있다. 보부상들 을 사라졌지만 투박한 손으로 담아내는 인심과 정은 그 옛날 훈훈함 그대로다. 하늘이 갈라놔도 우린 안 싸워! - 양떡마을·음떡마을 사람들 해발 800m 고지에 자리한 심심산골 온정리는 햇볕이 그은 경계를 따라 양지, 음지마 을로 나뉜다. 해마다 겨울이면 음기와 양기를 보충해야 한다며 양떡과 음떡을 만드 는 사람들. 참나무 꼭대기에서 피어나는 약초 '겨우살이'로 닭백숙까지 끓여 먹고 나 면 한겨울 추위에도 끄덕없단다. 둘로 나뉘었지만 마음만은 하나인 온정리 사람들 의 훈훈한 겨울나기 속으로 떠나보자. 보배로운 고장 - 울진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