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 E949: 하늘과 바다의 도시라 불리는 경상남도 사천시. 그 중앙에 위치한 사천의 진산 와룡산은 높고 낮은 봉우리가 아흔아홉 개로 형성되어 있어 구구연화봉이라고도 불린다. 암봉에 둘러싸여 있어 높이에 비해 산세가 더 장대하게 느껴지는 와룡산. 백천사, 백룡사와 같은 유서 깊은 사찰들이 많이 있어, 이 산이 좋은 기운을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서로운 사천 와룡산의 품으로 한국화가 박석신 씨와 산 소리꾼 염수희 씨가 여정을 떠난다.산행에 앞서 1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천 다솔사로 향한다. 하늘 높이 뻗은 곧은 나무들이 다솔사로 가는 길에 그늘을 만들어준다. 길가에 피어 있는 다양한 색의 수국들이 인사하듯 반긴다. 수국들은 선명한 초록 잎들 사이에서 더욱 진한 색깔을 자랑하고 있다. 다솔사는 투구를 쓴 형상을 한 장군봉 아래 자리하고 있는데 그 앉음새가 장군이 많은 부하를 통솔하는 모습이라고 해서 '많을 다(多)' 자와 '통솔할 솔(率)' 자를 써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고즈넉한 사찰의 멋을 느끼며 본격적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거대한 용이 누워 다도해를 품고 있는 형상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름 붙은 와룡산. 자연이 만들어준 빛과 그림자에 감탄하다 보면, 들머리인 백천골에 도착한다. 들머리의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올라서는 길엔 파란 하늘 아래 바람이 숲에 부딪치는 소리와 새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려온다.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고르게 내쉬며, 큼지막한 돌들이 깔린 길에 발을 성큼 내딛는다. 유독 높게 쌓여 있는 여러 기의 돌탑을 보면 이 돌을 쌓으며 빌었을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느껴진다.

Starring Yeom Soo-hee, Park Seok-s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