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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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힘겨운 하루하루.. 그래도, 당신이 있어서... (나는 행복합니다) 정신병동에서 만난 환자와 간호사의 애틋한 소통을 그린 영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견딜 수 없어 과대망상증이란 병을 얻게된 만수. 치매에 걸린 엄마와 자살한 형이 남겨준 도박 빚. 이 모든 현실을 기억할 수 없는 정신병동에서의 하루하루가 그에겐 꿈 같은 나날들이다. 자신이 서명만 하면 전세계 은행에서 통용되는 화폐가치를 지닌다고 믿는 만수. 그 말을 믿어주는 친구들, 그리고 주치의와 개인 간호사 수경이 있는 그 곳의 생활은 달콤하기만 하다. 항상 만수의 곁에서 수호천사가 되어주는 수경이 있어 만수는 더욱 행복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언제나 슬픔에 가득 차있다. 연인에게 버림받고, 직장암 말기의 아버지를 간호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수간호사 수경. 애인에게 버림받고 월급도 차압당하며 괴로운 현실들 뿐이지만, 자신에게 병원비에 보태라며 천 만원 쯤은 개의치 않고 쥐어주는 만수가 있어 행복하다. 수경에게는 그의 과대망상증이라는 병이 자신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병원에서 강도 높은 치료를 받게 되는 만수, 점차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수경.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은 끝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 이청준의 단편 [조만득 씨]를 각색했다. 정신병동을 소재로 한 원작의 설정에서 조금은 달라졌지만 정신병동을 중심으로 상처받은 인물들의 삶을 투영한다는 점에서 서로 통한다. 영화의 시작은 더벅머리 총각 만수가 정신병동에 입원을 하면서이다. 만수는 도박에 빠진 형과 무기력한 가족으로 인해 상처가 깊다. 형은 매번 그를 찾아와 카드를 내놓으라고 윽박을 질렀다. 정신병원에서 만수가 즐기는 행위는 의사에게 종이로 만든 수표를 건네면서 자신이 부자라고 과시하는 것이다. 또한 환자들을 선동해 병실에서 소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를 바라보는 간호사 수경 역시 행복한 인물은 아니다. 그녀는 병동 의사와 실연을 겪고 있는 중이며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를 힘겹게 추스르고 있다. 그들이 만나는 공간은 상처가 머무는 장소이다. [소름]이라는 빼어난 데뷔작으로 상처받은 인물들의 심리를 공포 영화로 풀어내고, [청연]으로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실패할 수밖에 없는 성장기를 그려내었던 윤종찬 감독은 어김없이 상처받은 영혼을 찾아 카메라를 들이댄다. 더벅머리를 한 현빈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 이보영의 단아한 이미지는 한정된 공간에서 충분한 울림을 준다. 이 영화의 제목은 역설적이면서도, 누구나 바라고 있는 행복에 대한 인간의 소망을 피력하는 것이다.
출연 현빈, 이보영, 김성민
감독 윤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