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시즌 3, 에피소드 9
피로 쓴 약속
피로 쓴 약속1970년 11월 13일, 어머니는 아들 친구로부터 비보를 전해 듣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병실에 누워있는 아들의 모습은 참혹했다.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붕대가 감겨있고, 간신히 숨만 내쉬고 있었다.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아들은 어머니를 불렀다.“어머니! 전 이제 곧 죽을 거예요! 저랑 약속해주세요. 그리고 꼭 지켜주세요!”죽는 순간까지 지켜달라던 약속은 무엇일까?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김영문(20), 이승철(22), 최종인(22). 세 친구는 평화시장의 재단사다.그들의 꿈은 착실히 일해서 자기 가게를 차리는 것.그런데 어느 날 한 친구를 만나면서 인생이 180도 달라진다.바바리코트에 빵모자를 쓰고 옆구리엔 두꺼운 책을 끼고 다니던 그 친구는,그 시절 누구도 감히 말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우리가 평화시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