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녀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로 자신이 운영하는 곰탕집 진미옥의 개업 40주년을 맞이해 그동안 파란만장하게 살아온 자신의 인생항로를 되돌아 본다. 기미년(1919년)정월, 열세살 어린 나이에 순녀는 충청도의 돈많은 잡안 정씨댁으로 쌀 삼백섬에 민며느리로 팔려간다. 비록 가난한 집안 살림으로 인해 팔려가는 몸이지만 순녀는 양반집안 출신으로 웬만한 예의범절과 언문은 깨우친 처지이다. 서울에서 순녀를 태운 가마는 나흘을 걸려 충청도의 정씨 집안에 당도하고 모든 것이 낯선 순녀는 고향이 그립고 식구들이 보고 싶어 가슴 깊이 눈물이 흐른다. 시댁의 외동 아들이며 남편인 인성은 순녀가 시댁에 온지 3년만에 혼례식을 치르고,서울의 고등보통학교로 유학을 떠난다.남편 인성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안 순녀는 시댁에서 회한의 나날을 보낸다.어느덧 세월은 흘러 남편 인성(류시원)이 전문학교를 졸업하고,친구 재훈(한재석)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다. 순녀(김혜수)는 한번도 남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