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덕빌라 304호의 사정

금남상사에서 정규직심사를 앞둔 인턴 재윤에겐 비밀이 있다. 바로 빌라 하나를 소유한 건물주라는 것. 그러던 어느 날, 친구 호철의 어줍잖은 돈장난(?)으로 새로 온 룸메이트 호준과 강제로 함께 살 위기에 처한다. 매너라곤 눈씻고 찾아볼 수 없는 호준이 탐탁치 않은 재윤. 이에 기를 쓰고 쫓아낼 방법을 찾으려 하는데..., 아뿔싸. 근데 네가 왜 거기서 나와? 호준이 재윤이 다니는 회사의 새로운 팀장이라고? 재윤의 평범한 일상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호준의 정체는 금남그룹 재벌3세. 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려 무일푼으로 쫓겨나게 된 신세였다. 캐리어 하나 끌고 살곳을 찾아 전전하던 그는 다른 건 몰라도 수압 하나는 기가 막힌 풍덕빌라에 안착하는데, 아뿔싸! 집주인이 너무나 까다로운 건 계획에 없었던 일. 어우, 저걸 죽여 살려? 다음 날, 풍덕빌라가 아닌 회사에서 조우하게 된 집주인 재윤. 호준은 평탄한 회사생활을 위해 재윤의 기를 좀 죽여놓겠다는 결심을 하는데....

팀장인 ‘갑’의 지위를 이용해 재윤을 괴롭히는 호준. 참다못한 재윤도 집주인인 ‘갑’의 지위를 이용해 대항하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전쟁에 호준이 먼저 휴전을 제안하지만 대차게 거절당한다. 재윤은 휴전이 아닌 종전을 원하기 때문. 누가 나갈 것이냐를 두고 내기를 하게 된 둘.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로 호준을 다치게 만든 재윤은 몹시 미안해지고, 결국 평탄한 동거를 위한 합의점을 만드는데 동의한다. 한편, 재윤은 오랜 짝사랑 승석으로부터 알고도 이용만 당하는 자신이 그저 속상하다.

속상한 마음 반, 평화를 기념하는 마음 반으로 열린 호준과의 술자리. 재윤은 지난날 호구를 자처하며 승석을 좋아했던 짝사랑의 역사를 털어놓게 된다. 이를 들은 호준은 한숨만 나오는데.... 한편,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업무 미팅이 불발된 재윤. 호준은 허무해하는 그를 데리고 바닷가로 향하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 곳에서 이전과는 다른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는 둘.

함께 일하며 재윤이 은근 업무고수라는 걸 알게 된 호준. 복덩이같은 신입덕분에 신규사업이 잘 굴러갈 것 같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후 승석을 만나러 가는 재윤을 목격한 호준. 가슴에서 불덩이가 솟구치는 것 같은데....

호구를 자처하는 재윤의 모습이 답답해 자기도 모르게 선넘는 오지랖을 부린 호준. 그렇게 둘의 사이가 소원해진 사이, 재윤은 승석의 진짜모습을 발견하고 마침내 호준의 말이 모두 맞았음을 알게되는데.... 하지만 자신을 외면하기만 하는 호준에게 다가갈 수 없어 홀로 술만 마신다. 그런데 눈을 뜨니 앞에 있는 호준. 비현실적인 그의 모습에 재윤은 키스를 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