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인 사내에게 버림받은 '경아'는 천성의 밝음과 명랑성으로 슬픔을 이겨내고 중년의 '이만준'의 후처로 들어간다. 그러나 임신했던 과거 때문에 헤어지게 되고 술을 가까이하게 되어 '동혁'이라는 남자에 의해 호스티스로 전락하게 된다. '문호'라는 사람 좋은 화가를 알게 된 경아는 곧 그와 동거하게 되나 심한 알코올 중독 증세와 자학에 빠진 문호는 그녀를 다시 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벽이 되도록 경아의 잠든 모습을 지켜보다가 가지고 있던 돈을 경아의 머리맡에 놓아두고 방에서 빠져나오고 만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어느 눈 내리는 밤에 길거리에서 발견되는 어느 젊은 여자의 죽음으로 하여 착하고 천진하고 명랑했던 경아의 짧은 생애는 무책임한 이 도시의 우리들 앞에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