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
2. 탐라국에서 만난 탐나는 국수 이야기-제주도 고기국수, 꿩메밀국수, 해조국수
문화의 유입이 느리고 지형적 특성상 척박한 땅을 지닌 제주도는 국수의 역사가 다른 지역에 비해 길지가 않다. 제주도 어촌마을에서는 민선과 뱃사람들의 무사기원을 위해 풍어제를 여는데 이 과정에서 흑돼지 한마리를 잡는다. 그 돼지 뼈는 고아내고 살은 고명으로 얹어 고기국수를 해 먹는다. 이런 어촌마을과는 달리 지형적인 특성상 논농사가 힘들었던 산촌과 양촌 주민들은 거친 메밀을 식재료로 사용했다는데 일제강점기에 밀가루 공장이 들어서게 되었고 제주도 사람들도 메밀을 국수로 만들어 먹게 되었다고 한다. 제주도 들판이나 야산에 꿩이 많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 꿩을 잡아 국수에 넣고 끓여 먹었다고 한다. 제주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해녀. 해녀들이 즐겨먹던 국수 또한 남다르다.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해녀들은 물질을 하고 나면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해조류를 골라 국수에 끓여 먹었다. 그 국수는 성게국수, 소라국수, 해초국수, 회국수. 거친 바다에서 물질을 하고 돌아온 해녀들의 마음을 쉬게 해준 음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