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

도스토옙스키는 벨린스키가 작성한 불온한 글을 공공장소에서 낭독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총살형에 처해지기 직전, 황제로부터 처형을 취소하라는 서한이 도착하면서 겨우 목숨을 건지고 수용소에 수감된다. 수용소의 혹독한 생활에 던져진 도스토옙스키는 그곳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면서 삶을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범죄자들과 부대끼며 그들을 관찰하던 도스토옙스키는 그들이 자신보다 오히려 더 나은 존재일 수도 있다고 믿는다. 4년 만에 수용소에서 풀려난 도스토옙스키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도스토옙스키는 출옥하여 세미팔라틴스크에서 유형수 사병의 생활을 시작한다. 도스토옙스키를 눈여겨본 지역 유지 알렉산드르는 도스토옙스키에게 호의를 갖고 편의를 베풀어준다. 도스토옙스키와 깊은 관계가 된 마리아는 술독에 빠진 남편의 눈을 피해 도스토옙스키와 밀회를 즐긴다. 마리아의 남편이 병으로 죽고 나서 도스토옙스키는 마리아와 결혼하고 싶어 하지만 마리아는 새로운 마을에서 만난 젊은 선생과 도스토옙스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데...

마음이 급해진 도스토옙스키가 형에게 돈을 빌려 마리아에게 청혼한다. 결혼 후 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한 도스토옙스키는 잡지 창간을 꿈꾸며 열심히 글을 쓰지만, 마리아는 그런 남편이 못마땅하다. 오랜만에 재회한 옛 친구 스테판은 도스토옙스키에게 연극배우 아내 알렉산드라를 소개하고, 두 사람은 미묘한 관계로 발전한다. 알렉산드라는 모스크바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도스토옙스키에게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하지만, 도스토옙스키는 물심양면으로 자신을 돕는 친구를 차마 배신하지 못한다.

마리아와 결혼생활에 위기를 맞은 도스토옙스키. 잡지사 일도 좀처럼 잘 풀리지 않는다. 대학에서 자신이 쓴 소설 '학대받는 사람들'을 낭송하던 도스토옙스키는 혁명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아폴리나리야와 만나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다. 아폴리나리야는 이혼을 종용하지만 마리아의 건강을 걱정한 도스토옙스키는 이혼을 망설이고 아폴리나리야는 파리로 떠난다. 도스토옙스키는 잡지사가 정치 기사를 잘못 실어 폐간된 것을 계기로 자신도 돈을 빌려 떠나기로 결심한다. 독일 비스바인을 찾은 도스토옙스키는 도박으로 큰돈을 따는데...

아폴리나리야를 만나기 위해 파리로 간 도스토옙스키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과 마주한다. 아폴리나리야는 젊은 의대생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아폴리나리야 역시 사랑에 배신당하고 복수심에 사로잡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도스토옙스키는 아폴리나리야에게 다른 나라로 떠나자고 제안하고 둘은 곧바로 기차에 오른다. 여행하면서 남매 같은 사이로 지내기로 했지만 도스토옙스키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둘의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연인과의 이별을 뒤로하고 도스토옙스키는 다시 러시아로 향하는데...

도스토옙스키는 마흔넷에 스물한 살의 아름다운 작가 지망생 안나 바실리예브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청혼하지만 거절당한다. 청혼은 거절당하고 빚쟁이들의 독촉은 점차 심해지자 결국 도스토옙스키는 출판업자에게 30일 만에 420쪽 소설을 한 편 완성하겠다는 터무니없는 계약을 하고 만다. 소설을 쓸 때 도움을 받기 위해 고용한 속기사 안나 그리고리예브나는 양아들이나 조카들,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는 도스토옙스키에게 점점 연민을 느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