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6년 겨울, 병자호란이 발발한다. 인조는 남쪽으로의 몽진을 계획하지만, 파죽지세로 치닫는 청나라 군사들의 진격 속도가 워낙 빨라 어쩔 수 없이 남한산성으로 몸을 피한다. 조선 산하가 청나라 군사들에게 유린당하고, 그 여파가 경주에까지 미쳐 피난민들이 물밀듯 몰려온다. 임진왜란, 정유재란 때 의병을 일으켜 큰 공을 세워 벼슬길을 시작하여, 인조때에는 삼도수군통제사까지 지냈던 노년의 최진립 장군은 몰려든 피난민들을 보며 큰 결심을 한다. 자신의 가산을 털어 피난민들을 구휼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한편, 최씨 가문의 마름인 김자춘은 경주로 유입된 피난민들을 상대로 쌀장사를 시작한다. 피난민들이 고향을 떠나올 때 챙겨나온 패물들을 헐값에 매입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이 때문에 최씨 가문의 선행에도 불구하고, 피난민들의 민심은 날로 흉흉해진다. 피난민들 사이에 단이가 섞여 있다. 역적으로 모함 받아 억울하게 멸문당한 가문 출신의 단이는 노비인 상남의 딸로 위장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