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쫒기고, 일에 쫒기며 살고 있는 현대인들. 한글에 패션을 입힌 디자이너 이상봉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자신을 시간의 노예라고 말하는 이상봉! 속도의 시대, 천년된 대나무 숲길 깊숙이 숨겨진 구층암은 그에게 어떤 답을 주는가?
물처럼 구름처럼 바람처럼 자유롭게 떠도는 일, 크게는 깨닫기 위해 떠나는 여행을 ‘만행’이라 한다. 그런데 그런 ‘만행’은 스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통 문화의 향기를 따라 서운암으로 간 디자이너 이상봉! 그가 세상사 모든 일이 수행이라고 믿는 큰 스님의 화두와 만난다. 중생이, 내가, 곧 부처가 되는 길!
거대한 돌을 반복해서 굴러 올려야하는 시지프스 같은 우리네 인생, 그 번뇌와 갈등의 무게를 훌훌 벗어버릴 수는 없을까? 거북이가 불경을 등에 싣고 바다로 나아가는 형상이 피안의 세계로 중생을 인도하는 반야용선을 연상시키는 금오산 향일암. 일출 때마다 황금빛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이 암자에서 디자이너 이상봉이 만난 자유 그리고 깨달음!
족적을 따라 절하는 마음과 만난다
그림이란 그 땅의 이야기, 그 땅의 역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는 화가 임옥상. 때로 세상에 맞서 나부끼고 때로 세상에 섞여 부대끼며 살아온 그가 북미륵암의 마애불과 만난다. 삶의 미술, 사람의 미술을 표방해 온 심지 굳은 이 화가에게 미륵 세상을 기다리고 있는 북미륵암의 마애불은 민중의 꿈, 그 작은 편린이다.
“나는 화가만이 아니다. 그보다 인간인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떤 그림이어야 하는가? 그림이 따뜻한 피가 흐르는 생명체이어야 하듯 깨달음으로 가는 길도 그러하리라는 화가 임옥상의 믿음. 그렇게 묘적암에서 시작한 용맹정진 24시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생명, 자연, 그리고 인간! “자꾸 여자 생각만 나요.” 1박2일 간의 좌선 수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