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라는 삶을 사는 동안 이름을 잃어 버렸다. 결혼하면 바로 새댁, 애를 낳으면 애기엄마, 에미야, 여보.. 내 이름을 불러주는 곳은 은행이나 관공서 창구의 직원뿐이다. 10년만에 이름을 되찾았지만 남은 것은 늘어진 피부와 펑퍼짐한 몸매 뿐. 다시 나온 사회는 정신없이 변해있었고 이혼녀를 반겨주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받아줄 곳이 없다면 내가 뛰어 들어가자! 이혼녀 강금화는 세상을 향해 뛰어들어 당당하게 자기 이름을 찾아나간다. 그렇게 한 여자의 험난한 홀로서기 과정을 유쾌하게 담아낸다.

달리는 정우의 차 안, 클래식 음악 크게 틀어놓고 기사가 운전하고 가는 정우의 차. 뒷좌석에 눈 감고 손가락으로 이마 짚고 앉아있다. 또 다른쪽, 경세의 차 안에는 종구가 긴장된 얼굴로 운전하고 경세는 뒷좌석에서 노트북 켜놓고 연습을 하고있다. 경세와 종구는 자료철, 노트북 가방 등등 들고 로비로 들어서고 있다. 이때 금화는 들어서려다가 경비가 막아서 못 들어서고 있다. 이를 거부한 금화를 경비원들은 힘으로 밀치고 금화는 문밖으로 쫓겨난다. 금화는 쫓겨나서 팽개쳐지듯 했다가 일어서며 경비를 애타게 부르는데...

금화는 식탁에 반찬 놓고 수저 놓는데 울컥 눈물이 난다. 손으로 눈물 슥슥 닦고 애써 밝은 표정 지으며 계속 밥 차린다. 북어국 떠서 식탁에 놓고 나서며 문 열고 들어서면 아무도 없다. 침대에 놓여있는 통장뿐. 새미는 거리를 활기차게 걸어와 통유리를 톡톡 친다. 통유리창 안 자리에 어깨 축 내리고 앉아있던 경세를 보면 새미는 경세를 향해 활짝 웃어준다.

새미가 찾아오고 금화와 새미는 서로 변한모습에 알아보지 못한다. 금화는 과거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웃고 있는데, 현재의 금화의 모습에 새미는 놀란 눈으로 보고 있다. 충격받은 듯 보며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 한편, 소파에 앉아 과일과 차 마시며 즐겁게 얘기하는 경세, 미옥, 새미, 단비. 경세는 주방에 있는 금화 신경 쓰이는지 일어나 주방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새미는 그런 경세를 보다가 뒤따라 일어난다. 금화가 설거지하는데 경세는 뒤에서 어깨 잡으며 마사지하듯 주무르는데, 새미는 뒤따라 들어서다가 걸음을 멈추고 그 모습 잠시 보고...

식탁 위엔 경세의 밥과 국이 안 먹은 채 그대로 있다. 금화는 식탁 바라보는데 마음 불편하다. 남자가 쪼잔해서 단식 시위 하는거냐고 혼잣말 하고는 멸치반찬 하나를 집어 먹는다. 멸치 입에 넣고 밉다는 듯 잘근잘근 씹는 금화. 한편 커피 마시다가 깜짝 놀라 보는 새미. 그 시선 따라가면 경세는 새미에게 쇼핑백 내민다. 파티에 대신 가달라는 경세의 부탁에 새미는 화들짝 놀라고 경세는 이내 와이프가 안간다고 했다고 말한다.

어두운 방 안, 상자 속에 가족사진과 결혼사진 등의 액자 등이 떼어진 채 처박힌 듯 놓여있다. 맨 위 사진 속 웃고 있는 금화. 거실 가운데 화려한 한식상 차려져 있고 경세와 새미는 마치 부부인듯 한복 차림으로 앉아있는데, 맞은 편에 제임스와 김이사는 앉아서 유쾌하게 웃으며 식사 중이다. 한편, 경세의 행동에 화가나 뛰어오느라 땀으로 범벅된 금화는 고개 들어 자신의 집 확인한다. 자신의 집 창에 불이 켜져 있고 금화는 이 악물고 동으로 들어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