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붙어 다녔던 탓에 다른 사람들이 나츠카와에게 다가가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사죠는, 곧 그녀의 장점을 포교하는 등 그가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러는 가운데 어찌 된 일인지 선도부장인 시노미야 린이 사죠를 불러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요전에 거의 지나가다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그와 선도부원 중 하나인 이나토미 유유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계절이 바뀌고 학생들의 옷도 하복으로 바뀐 어느 날. 이번에 사죠는 학생회 선배에게 호출을 받았다. 이번에는 사죠의 누나인 카에데와 관련된 일 때문이었다. 학생회 부회장이자 평소엔 사죠를 부려먹기 일쑤인 기 센 누나였지만, 놀랍게도 학생회 일원들 앞에서 약한 소리를 했다는 것이었다. 듣자 하니 몇 년간 쫓아다니던 여자애를 포기하는 등 최근 일상에 큰 변화가 일어난 사죠에 대해서, 카에데는 자신이 무언가 악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걱정하고 있는 듯했는데.

누나의 지적에 사죠가 자신의 머리를 보자, 염색을 한지 오래되어 상당히 지저분해 보이는 상태였다. 이에 사죠는 자신이 예전에 나츠카와를 쫓아다녔을 때는 이것저것 신경을 쓰고 다녀서 이럴 일은 없었다고 자조했다. 그렇게 사죠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면서 그의 태도를 비롯한 이런저런 요소들도 알게 모르게 전과는 달라진 가운데, 사죠의 친구 중 하나인 사사키 또한 나츠카와에 대해 전과는 다른 행동을 취하려는 듯했는데.

사죠가 어느 날 컨디션이 안 좋아지는가 싶더니 교실에서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감기에 걸려 열이 상당히 올라 있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였고, 그렇게 사죠는 학교를 쉬게 되었다. 이후 그의 친구인 아시다와 함께 놀랍게도 나츠카와가 그의 병문안을 하러 그의 집까지 찾아왔다. 이는 비 오는 날, 사죠가 그녀 대신에 차가 지나가면서 튀는 물을 대신 맞아주는 걸 눈앞에서 봤기 때문이기도 했는데.

1학기가 거의 마무리되고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 사죠는 뜬금없이 시노미야 선배로부터 선도부에 들어오지 않겠냐고 제안받았다. 이후 이 소식을 들은 누나한테서는 나름 진지하게 학생회에 들어오지 않겠냐는 제안까지 받아 혼란스러워했는데... 그 제안들에 대답을 하진 못한 채 여름방학이 되었고, 사죠는 알바를 하게 된 헌책방에서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일하던 중 형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남자애를 구해주었고,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하자 달려온 건 성숙해 보이는 느낌의 어떤 여성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