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녀와 흑목사

교회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상냥하게 이끌어주는 성녀 세실리아. 하지만 언제나 마을 사람들이 돌아가자마자 성녀다움이 사라진 모습으로 뒹굴거린다. 그런 세실리아의 응석을 과보호적으로 받아주는 목사 로렌스는 세실리아가 몰래 품은 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로렌스와 마을에 가는 날. 단둘이서 하는 외출에 한껏 들뜬 세실리아. 하지만 마을에서 겪은 갖은 해프닝에 세실리아의 연심은 이리저리 휘둘리는데......?!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로렌스의 친구 아벨이 찾아왔다. 잠깐 이쪽 교회에서 일할 생각이라는 아벨과 진지하게 상대하지 않으려고 하는 로렌스. 친구를 스스럼없이 대하는 로렌스의 새로운 일면을 보고 설레는 세실리아는. 두 사람의 대화에 조금은 질투를 느끼기도 했다. 그러던 중, 로렌스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 크게 당황한 세실리아에게 침착하게 조언하는 아벨. 사실 아벨에게는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로 하고 있는 게 있었는데.....

비가 내려 흠뻑 젖은 채로 돌아온 아벨이 다음 날 열이 나서 몸져누웠다. 괜찮다고 말하는 아벨의 말을 무시하고 환자를 혼자 둘 수는 없다며 자신이 간호하겠다고 말하는 세실리아. 그런 세실리아를 본 로렌은 의문의 떨떠름한 기분을 느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자기 자신도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세실리아가 아벨의 옆에서 무방비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본 로렌스는 자기도 모르게 세실리아를 쌀쌀맞은 태도로 대하고 말았는데......?!

교회에서 로렌스와 아벨이 이야기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방문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대응하려던 아벨은 방문자의 모습을 보자마자 서둘러 문을 닫았지만 방문자를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억지로 문을 부수고 들어온 것은 가정 교사인 아벨을 찾으러 온 명망 있는 가문의 딸 헤이제릿타였다. 이 마을의 성녀를 보는 것도 목적 중 하나였다고 말한 헤이제릿타는 로렌스를 대하는 태도에 어딘지 모르게 가시가 돋쳐 있었다. 그 이유는 그녀와 어떤 인물이 얽힌 과거의 사건 때문이었는데......

다리가 불편해 교회에 나올 수 없는 카린의 집을 방문한 로렌스와 세실리아 일행. 지금까지 멀리 외출할 기회가 없었던 세실리아는 처음 보는 호수에 크게 들뜬다. 하지만 아벨은 혼자만 호수에서 뭔가를 감지하고 있었다. 카린은 요정 사는 호수로 알려진 그 호수에서 밤이 되면 말소리가 들려온다고 이야기했다. 카린의 이야기를 들은 로렌스가 혼자서 밤에 호숫가에 나왔을 때 갑자기 누군가가 로렌스의 소매를 잡아당겼는데......?!

마을에서 로렌스가 용무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던 세실리아는 얼떨결에 일손이 부족해 곤란해하던 카페를 돕게 된다. 성녀님이 접객을 해준다며 손님들에게는 대호평이었지만 세실리아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로렌스는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는데......?! 또 다른 어느 날, 아벨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안에는 세실리아가 열망하던 어떤 물건이 들어있었다. 그것을 본 로렌스는 신학교 시절 아벨과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