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세라세라

이른 아침, 3개월간 꿈같은 연애를 하던 여자와 화끈한 엔딩을 장식하고 출근 준비를 위해 집에 돌아온 태주. 상쾌했던 그의 기분은 오피스텔에 도착하자마자 여지없이 잡치고 만다. 생전 처음 보는 여자(은수)가 그의 집 문 앞에 버티고 앉아 입까지 헤~ 벌리고 자고 있는 것. 동생을 찾아왔다는 여자는 태주가 아무리 자기가 집주인이라고 해도 도대체 말을 들어먹질 않는다. 겨우 설득해서 쫓아냈나 싶었는데 그것도 잠시, 또 다시 초인종이 요란하게 울리더니 - 그것도 샤워 중에 - 문을 열자마자 조금 전의 그 여자가 집안으로 쳐들어와 욕실에 들어가더니 문을 잠궈 버리는 거 아닌가?

어이없게 그 재수 없는 혜린을 떠맡게 된 태주. 길바닥에 버릴 수도 없고 어떻게 할까 하다가 모텔 하나가 눈에 띄어 들어가고 은수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몇 번의 면접을 봤지만, 취직은 쉽지 않았다.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한 엄마로부터는 소식도 없고, 통장의 잔액은 바닥을 쳤다. 결국 한푼이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팔레스 백화점의 행사장 판매 알바 일을 하게 되든데...

혜린(윤지혜) 엄마 윤여사(윤미라)는 준혁(이규한)을 불러 혜린과 한 지붕 아래 있는 거 꺼림칙하고 불안하다며 나가라고 한다. 준혁은 독립한 다음에어른들 눈없는 곳에서 혜린이 하는 행동은 자신도 책임질 수 없다고 대꾸한다. 태주(문정혁)의 옛 여자 친구 미연(강정화)의 결혼식 날, 미연은 태주에게 호텔키를 쥐어주며 신랑이 애인이 있다는 걸 알게 한 복수의 의미로 첫날밤을 태주와 보내겠다고 한다. 태주는 미연의 신랑에게 신부가 방이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인데 신랑까지 바뀌면 안 되지 않겠냐고 하며 키를 건네준다. 부들부들 떨던 신랑은 돌아서 가던 태주를 향해 돌진해 주먹을 날린다. 마침 결혼식장에 신랑의 하객으로 참석했던 혜린은 이 광경을 지켜보곤 피식 웃는다. 한편 한밤중에 은수(정유미)네 오피스텔 수도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여 집안은 온통 물바다가 되고 마는데...

백화점 이벤트 홀에서 행사를 진행하던 태주는 자신의 실수로 팩 모델 한 명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된다. 태주는 특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은수를 생각해 낸다. 태주에게 관심이 생긴 은수는 저녁을 사주면 하겠다고 말한다. 얼굴에 팩을 붙이고 쇼를 하던 은수는 얼굴이 아파도 태주를 생각하고는 참고 견딘다. 은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태주가 급히 은수를 데리고 나와 팩을 뜯어내니 은수의 얼굴은 붉은 반점이 가득하고 부어 올라 말이 아니다. 한편 태주에게 패션쇼 기획안을 의뢰했던 혜린은 태주가 재벌 2세 디자이너를 내세운 브랜드 마케팅에 중점을 두자 업체를 바꾸겠다고 한다. 태주는 쓸 데 없는 허영에 자존심 내세우지 말라며 배경이든 실력이든 외모든 당신이 팔 수 있는 건 다 팔라고 말한다.

술에 취한 은수(정유미)는 경찰에 태주(문정혁)를 성추행범으로 고소한다. 경찰서에서 취조까지 받아 화가 잔뜩 난 태주는 은수의 집으로 가서 생사람 잡지 말라며 은수를 몰아세운다. 태주가 한 대 칠 기세로 나오자 은수는 가택 침입에 폭행미수로 또 신고한다고 한다. 태주가 그 때 일은 미안했다고 사과를 하지 않았냐며 부드럽게 나오자 은수는 태주가 좋다는 고백을 한다. 일 때문에 혜린(윤지혜)을 만났던 태주는 어딘지 쓸쓸해 보이는 혜린을 보고 마음이 흔들린다. 태주는 혜린이 제안했던 가짜 애인 노릇을 하기로 맘 먹는다. 한편 태주에게 사귀자고 제안했던 은수는 태주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없자 점점 초조해 한다.

월드 백화점에서 일하게 된 태주(문정혁)는 사내 자료실에서 은수(정유미)와 마주치자 보기보다 제법이라며 어떻게 공채로 들어왔냐고 묻는다. 빈정거리는 말투에 기분이 상한 은수는 자신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냐며 왜 사람을 무시하냐고 되받아친다. 한편 지수(이은성) 엄마 경진(금보라)을 찾아낸 빚쟁이들은 은수네 오피스텔에 들이닥친다. 감옥에 가게 된 경진은 빚을 갚는 대신 은수를 비밀 클럽 같은 데서 일하게 한다. 은수가 클럽에서 일하게 된 첫날, 친구들을 만나러 온 준혁(이규한)과 마주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