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 아닌 주연, 잣과 꽈배기
강원도 정선 함백산 자락의 험준한 산악지대. 높이 30미터에 이르는 잣나무를 하루 스무 그루씩 오르내리는 작업자들이 있다. 까마득한 꼭대기 위에선 12미터 길이의 장대로 잣송이를 털고, 아래에선 수류탄처럼 쏟아지는 잣을 요령껏 피해 가며 하나하나 주워 담아야 한다. 수확한 잣은 인근 수매장과 가공장으로 옮겨진 후, 자연 건조와 탈각 등 사흘 이상의 긴 과정을 거쳐 비로소 한 알의 잣으로 거듭나게 된다. 한편, 충남 당진의 한 빵집에선 화려하고 값비싼 빵들 사이에서 단돈 1,000원짜리 꽈배기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꽈배기 하루 판매량만 4,000개 이상. 사실상 가게 매출의 80%를 이끌고 있다는데. 언뜻 보면 조연 같지만, 실상은 주연인 존재들. 끈기와 집념으로 일궈낸 결실의 현장 속으로 찾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