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유유자적 농가

농사에, 건축에, 일상용품 제작까지. 시행착오를 반복해가며 히라쿠는 숲속에서의 생활을 조금씩 발전시켜나갔다. 그의 거주지에는 숲에서 만난 늑대와 비슷한 마물인 쿠로와 유키 및 그들의 아이들과, 실을 뽑아 옷감을 짜내는 거대한 거미 자부톤도 동거하게 되었다. 그리고 히라쿠가 숲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지 수개월. 이세계에 겨울이 찾아왔고, 눈이 내리는 가운데 오두막에 틀어박혀 있는 생활이 이어졌다. 전생의 경험으로부터 사람과 어울리는 걸 피해 조용한 곳에서 지내기를 바랐지만, 왠지 모르게 외롭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던 어느 날, 더욱 기적 같은 만남이 찾아왔는데.

리아를 비롯한 하이엘프들의 건축 기술 덕분에 히라쿠 일행의 새로운 집이 완성됐다. 한편 히라쿠는 새로운 요리에 도전했다. 밭에서 재배한 향신료로 만든 카레였는데, 그 복잡한 풍미와 의외의 맛에 주민들은 놀라기 일쑤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찾아온 겨울에 대비해 히라쿠는 만능 농기구를 활용해 오락 도구들을 만드는 데 착수했다. 오델로, 체스, 마작, 볼링 등등. 그렇게 주민들과 함께 즐거운 겨울 생활을 만끽했는데.

평온한 일상 가운데 갑자기 찾아온 와이번의 습격과 위협. 히라쿠는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던 만능 농기구의 새로운 힘을 발휘했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방문객이 찾아왔는데, 루의 사촌 동생인 플로라에다가 그녀를 섬기는 귀인족 메이드들까지. 거기에 더해 티어가 자신의 부하 천사들과 리자드맨들까지 데려오면서 갈수록 주민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렇게 술 만들기에 도전하거나 플로라가 발효 식품 연구에 착수하는 등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도 늘어난 가운데, 어느 날 주민 대표들을 모은 히라쿠는 어떤 제안을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