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상 김만덕

한양 저잣거리 여리꾼 만덕. 구휼미를 풀어 굶어 죽어가는 제주도민들을 살려낸 거상 김만덕의 덕을 높이 산 임금은 만덕에게 의녀반수의 직책을 내려 궁으로 부른 뒤, 크게 치하한다. 만덕은 저자에서 쌀을 팔다 상인들에게 쫓겼던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호기심이 많고 당찬 어린 만덕(홍이)은 오갈 데 없는 고아들과 함께 저자의 실세인 ‘할매’의 양성소에서 생활하는데, 늘 장사의 도를 가르치지만 정작 장사는 시켜주지 않는 할매에게 만덕은 불만이 많았다. 한편, 청나라와 큰 비단 거래를 계약한 한양 저자 육의전의 대방 강계만은 조력자인 할매가 이를 반대하자, 양성소를 해체하여 할매를 쫓아낼 계획을 세운다. 돈이 없어 양성소가 해체된다고 생각한 만덕은 아이들과 헤어지기 싫다는 절실함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는데...

난전에서 쌀을 팔다 관아에 잡혀온 만덕은 평시서 주부 김응렬에게 곤장을 맞을 위기에 처하나, 형조판서의 아들 정홍수가 대신 매를 맞아 무사히 풀려난다. 만덕과 홍수는 이 일로 인연이 되고, 본래 다른 파였던 형조판서 정도웅과 평시서 주부 김응렬은 더 사이가 벌어진다. 선전에서 일하는 만덕의 친구 문선은 자신의 첫사랑인 홍수가 꿈을 가진 만덕에게 이끌리는 것을 보고 질투한다. 그즈음, 나라에서 청나라 비단의 사용을 금하는 사치금지령이 내려오고 강계만의 선전은 위기에 빠진다. 강계만은 비단을 밀매하여 손해를 만회하기로 하고, 만덕은 문선의 소개로 선전 심부름을 하다가 밀매에 휘말리게 된다. 밀매꾼들을 도적으로 오해한 만덕은 비단을 찾기 위해 쫓아갔다가, 밀매 현장에서 평시서 주부 김응렬과 마주치는데...

강계만은 김응렬의 추적을 피해 비단을 불태우고, 코앞에서 밀매의 증좌를 놓친 김응렬은 현장에서 마주쳤던 만덕을 유일한 목격자로 찾아 나선다. 친구 동아의 도움으로 간신히 현장에서 빠져나온 만덕은 선전에서 비단 밀매의 현장을 목격한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는 것을 깨닫고 놀라 크게 앓는다. 할매는 김응렬과 강계만 둘 다 만덕에게 위협이 될 것을 알고, 양성소를 해체하고 한양을 뜰 것을 결심한다. 만덕과 양성소 아이들은 눈물로 이별을 하고, 만덕은 자신 때문에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할매와 만덕이 양성소를 떠나기 직전, 김응렬이 양성소에 들이닥치는데...

만덕과 할매, 동아는 김응렬과 강계만의 추적을 피해 도주하지만 한양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할매는 악연이 있는 정도웅을 찾아가 약점을 이용한 거래를 하고, 한양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약조를 받아낸다. 그러나 강계만의 뒷배였던 정도웅은 되려 강계만에게 할매를 제거하라고 명하고, 아들 홍수는 그런 아비의 모습에 크게 실망한다. 이후 할매와 만덕을 쫓는 강계만의 추적이 이어지고, 도주 중 다친 할매를 구하기 위해 만덕이 스스로 잡힌다. 정도웅은 만덕에게 할매의 행방을 묻고, 만덕은 입을 다문다. 기지를 발휘한 만덕은 홍수와 문선의 도움으로 광을 탈출하지만, 그 사이 할매와 동아의 행방은 알 수 없게 되었다. 만덕은 동아와 약조했던 대로 할매의 고향인 제주로 향하고, 그 길을 홍수가 눈물로 배웅한다. 해남에 도착한 만덕은 제주에 가는 배를 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만덕, 제주 기생이 되다. 무사히 제주로 들어온 만덕은 할매와 동아를 찾아 나서기 위해 동문객주에 머무른다. 밥값을 하기 위해 객주의 재고들을 팔며 할매와 동아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사이, 관아 교방 행수 묘향이 만덕의 당돌함과 총명함에 반해 만덕을 탐내게 된다. 묘향은 꾀를 부려 만덕을 동문객주에서 쫓아내고, 발붙일 곳을 없앤 뒤 교방에 붙잡아두려 하나, 만덕은 쉽게 응하지 않는다. 한편, 할매와 함께 의원집에 숨었던 동아는 할매와 헤어진 후 정도웅에게 붙잡히지만, 홍수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홍수는 강계만이 할매를 붙잡아 죽였다고 보고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동아는 크게 충격을 받는다. 만덕을 찾아 제주로 떠나는 동아를 배웅하며, 홍수는 만덕을 데리고 돌아올 것을 부탁한다. 제주에서 만덕과 동아는 해후하고 제주를 떠날 배를 구해 타지만 이미 거기까지 묘향의 흉수가 뻗쳐 있었는데...

재회, 가슴 아픈 연인들. 7년 후, 제주 최고 기생이 된 만덕은 동무 별님의 죽음을 통해 인간 대접을 못 받는 기생 신분의 한계를 느끼고 분노해 항변하다, 관리 최남구에게 밉보인다. 또한 동무 별님의 어미를 돕고 싶어 잠녀들에게 공물로 징수하는 전복에 관심을 가지면서, 서문객주와 자신의 뒷거래가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하는 최남구와 계속 부딪히게 된다. 결국 만덕은 그간 미뤄온 화초머리 행사를 서두르라는 명을 받는다. 만덕이 거부할 것을 예상한 최남구가 그를 빌미로 만덕을 없앨 궁리를 한 것이다. 이에 만덕은 수양어미이자 교방 행수인 묘향을 구하기 위해 서문객주 강유지에게 머리를 올리기로 결심한다. 만덕을 찾아 제주에 온 할매는 화초머리 행사 당일에야 상황을 알고 행사장으로 달려가고 같은 날, 전복 밀거래에 대한 진위를 조사하기 위해 제주로 내려온 평시서 주부 정홍수는 행사를 나가는 만덕의 가마와 마주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