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

역모 사건에 휘말린 무녀 아리는 목숨을 잃기 전 곧 태어날 홍문관 대제학 허영재의 딸 연우가 남다른 운명을 타고났음을 우연히 직감한다. 시간이 흘러 연우는 어머니 정경부인과 함께 장원 급제한 오라버니 염의 방방례에 참석했다가 세자 훤을 마주한다.

연우는 일전에 만난 훤이 왕세자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 한편, 양명이 보낸 선물을 받는다. 같은 시각 오랜 여행을 마치고 도성으로 돌아온 양명은 오랜 벗 운과 염을 만나 회포를 풀고, 총명함을 입증한 염은 왕세자의 스승으로 발탁된다. 연우가 스승 염의 여동생임을 알게 된 훤은 그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애정을 키워나간다.

녹영은 민화 공주의 예동으로 입궐하게 된 연우와 보경을 보고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다. 연우가 궁으로 온다는 소식을 들은 훤은 몰래 그녀를 만나려 하지만, 훤이 자신을 혼내려 한다고 오해한 연우는 그가 보낸 신하 형선에게 거짓말을 하고 만다. 한편 성조는 명과 훤이 모두 연우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연우와 마음을 나눈 훤은 그녀를 세자빈으로 맞이하고자 마음먹는다. 한편 윤대형과 대왕대비 윤씨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보경을 세자빈의 자리에 앉히려고 하고, 이들의 계획을 눈치챈 훤은 공정한 간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조를 설득한다.

훤은 세자빈이 되어 예절 교육에 힘쓰는 연우를 바라보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곧 대왕대비의 사주를 받은 녹영이 연우에게 흑 주술을 걸고, 이후 연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다 궁에서 퇴출당하고 만다.

깊은 밤 두 사람이 연우의 무덤을 파고 있다. 관 속에서 두려움에 떨던 연우는 두 사람의 도움으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됐지만 모든 기억을 잃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 혼란스러운 연우에게 녹영은 그녀가 내림굿을 받던 중 혼절하였고 큰 신을 몸주로 모셔 그 충격으로 기억을 잃었다고 설명해준다. 연우의 빈자리를 대신해 세자빈의 자리에 오른 보경과 그녀를 위시해 야심을 키워가는 윤대형파. 그러는 동안 연우를 그리는 마음의 크기만큼 서늘해진 왕세자 훤은 성인이 되고, 궁궐 안팎으로 이뤄지는 외척들의 농간에 조정과 정세는 갈수록 어려워지는데..